근 일년이 되가는 에스프레소 커피 라이프

구매 이유

지난 번 회사를 다닐 때 구매했던 아웃도어용 에스프레소1http://andrwj.com/post/2018/11/wacaco-minipreso/를 사용한지 거의 일년이 다 되간다. 어지간한 회사에는 커피머신이 있지만 당시 이런 종류를 구매하게 된건 특정 커피에 대해 내 손가락이 구부러지고 제법 통증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커피를 안마시면 그만이겠으나, 내겐 커피 끊는게 제일 힘들다. 야동은 안봐도 커피는 마신다. 그런 내게 당시 이사한 회사 건물 공용 커피 머신에서 나온 에스프레소 한 잔 마셨다가 3일동안 손가락이 구부러졌었다. 젠장, 커피를 마시긴 마셔야했고 근처 널리고 널린게 카페지만 비용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 뻔썁에서 홍보 때리는 걸 보고 냅다 첫번째 미니프레소라는 제품을 구매했었다. 몇 달뒤 더 나은 성능인데 가격은 동일한 나노프레스란 제품을 내놓더라. 빡치지만 미니프레소의 문제점 때문에 나노프레소까지 샀다. 그리고 리뷰에 한마디 남겨줬었다. “장사 잘해서 좋으시겠어요…

 

알게된 것들

사실 난 커피추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네스프레소 캡슐을 일년 동안 손으로 펌프질 해가며 압력이 커피 맛에 겁나 영향을 끼친다는 건 알게되기 까진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는데, 네스프레소 캡슐이 카페에서 파는 커피값에 비해 아무리 싸다해도 헤프기 그지없어 10줄 들이 한통 끝내는건 이틀이나 삼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결국 몇 번은 캡슐을 사서 사용하다 비용 문제도 있고 구매처 가는 것도 싫어서 일반 커피 콩을 갈아서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시작하게됐고 캡슐 커피에서 맛보던 ‘그 맛’이 나오지 않아 이리저리 실험해보다가 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알게된거다. 

 

처음엔 에스프레소 그라인더를 비싼 놈으로 사야하나 싶었으나 20,000원도 하지않는 값 싼 세라믹 날을 써서 갈아도 문제없더라. 오히려 곱게 갈아내놓은 커피가루에 물을 통과시킬 압력이 부족해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없다는 걸 깨닫게된것. 두번째 구입한 나노프레스가 주장하듯 16기압을 만들 수 있다해도 사람 손으로는 레벨 11 이상의 고운 가루로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건 너무 힘들다. 그리고 아무리 힘을 써도 나노프레스란 놈은 기준치 이상의 압력이 발생하면 뒤로 새버리는 안전장치?를 만들어뒀더라. 결국 어떤 이유로 기계를 쓸 수 밖에 없는지 알게됐다는 소득을 얻고 다른 방법을 시도해봤다.

 

네스프레소가 만들어내는 진하기의 85% 정도에 만족한다

나노프레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캡슐과 함께 일반 그라인더로 갈아진 커피가루까지 지원하기 때문이다. 사용하다 고장나서 도저히 못쓰게되면 모를까, 다른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하지는 않을 예정. 그래서 적당한 가루 굵기를 찾아내기위해 마실 때 마다 그라인더 간격을 조절해나갔다. 그러나 원재료인 로스팅 커피 콩에 따라 적당한 가루 굵기가 다르더라는!!!  뭐 당연한 거긴 하지만 수동으로 이걸 하고 있자니 커피 한잔 마시려고 별 짓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든다. 일반 콩으로 갈아서 마실 경우, 제품 자체의 설계에서 비롯된 압력 누수 때문에 커피 맛이 그리 좋지 않았다. 쇠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라 뭐든지 과하게 하면 부서질 것 같아 조심스럽게 해야한다. (이런 짓을 하느니 돈들여서 제대로 된 맛을 내놓는 제품을 사는게 낫지만 그냥 버릴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잘 써야지)  이리저리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 드립커피 필터 종이를 끼움으로써 해결되는가 싶더니 만족할 만한 퀄리티에는 조금 부족했다. 몇달 동안의 실험적 시도 끝에, 갈아서 만드는 에스프레소는 네스프레소 캡슐 농도의 85% 정도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재사용 캡슐에 곱게 갈은 커피로 시도해볼까 생각도 했으나, 그것도 리필을 해가면서 사용해야해서 굳이 그럴필요 있냐는 생각에 접었다.

 

시중에 파는 커피와의 다른 점

왜 손가락이 멀쩡하냐는 거다! 아파야하는게 정상이란 말이 아니다. 코스코에서 구매한 스타벅스 커피콩을 사용해도 멀쩡하더란 거지. (내 손가락이 스타벅스 커피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절대 마시지 않는 것도 있고 악덕 기업이라 개인적으로 보이콧 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커피 콩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추출 방식 때문에 손가락에 염증을 유발하는게 아닐까?  마시지 않으면 될 일이지만, 마시고 싶기 때문에 이런 잡스런 일과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제일 심하게 반응하는 커피가 스타벅스이고 카페베네 커피에도 절반 정도 반응한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싶었는데 의외로 나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나 말고 두명 더 있다. 추출 방식이 아니라 커피 자체에 문제가 있는게 맞을 듯…  유전자 조작된 밀이 더 이상 그 옛날의 ‘밀’이 아니듯 커피에도 뭔가 돈의 논리에 따른 해악이 있을 법하다.

 

그래서 오늘도 커피를 갈아 필터로 압력을 높인 뒤 쒼나게 펌프질해서 한잔의 85% 진하기의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References   [ + ]

1. http://andrwj.com/post/2018/11/wacaco-minipreso/

WACACO 미니프레소 NS

Image from https://www.wacaco.com/pages/minipresso-ns

근래들어 지른 것 중에 가장 맘에 드는 놈. 

근력을 이용해 에스프레소 캡슐에 넣어 커피를 내려주는 놈이다. 

7기압 이상의 압력이 들어가기에 크레마가 생김.

캡슐 가격은 개당 500~700원, 어지간한 커피샵 가격과 비교할 수 없이 싸다.

들고다니며 회사나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커피 때리고 있다.

 

사용하다보면 자연스레이 알게되겠지만 한가지 팁을 미리 알려주자면, 펌핑을 무조건 세게한다고 좋은게 아니라는 점이다. 캡슐에 씌여진 얇은 막이 압력으로 터질 때 힘조절 실패하면 커피가루가 흘러나와 커피와 함께 커피 알맹이를 씹는 낭패를 당한다. 

일단 처음만 주의하면 그 다음 펌핑할 때는 들이는 힘이 어떻더라도 별 문제없다. 그러나 강화 플라스틱이므로 지나친 힘을 주지 않는게 좋을 뿐더러 커피가 물에 스며드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힘조절하는게 좋다.

 

펌핑 압력때문인지 한잔 내리고 나면 본체에 열이 제법 오른다. 한잔 내리고 냉수로  식히고 또 내리고 하는 식으로 연달아 네번을 해도 별 문제없었다. 오히려 한잔 다 내리고 남은 물과 조금의 지꺼기? 처리 때문에 물로 씻을 수 없는 곳에선 휴지가 제법 필요하다.

 

상술에 빡치지만 구매할 때 케이스를 같이 사는 것을 추천한다.